2021. 4. 10. 17:14ㆍ배움
재봉을 배워봅시다.
어머니도 예전에 빨간 테이블 재봉틀(발 앞뒤로 눌러하는)로 수선도 하시고 이것저것 하셨던 기억이 있고, 전 여자친,,,,
아무튼 주변에 가까이에 있었지만 딱히 관심이 없었던 분야였고
나름 완벽한 것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라, 옷을 고쳐 쓴다는 생각은 커녕 올이 풀리거나 구멍이 난 것 등을 못 견뎌하던 때가 있었다.
언제부터의 변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산티아고를 다녀온 그즈음해서 소규모 메이커의 의류, 가방 제작자들이나 파타고니아에서 말하는 원 웨어 등에 이해를 하고 그것이 괜찮다 생각을 하게 되고, 내 것을 내가 만들어 사용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던 것과 만나면서 업사이클링과 딱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존 제품들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들이 만나서 결국 재봉을 배워보자! 까지 이르게 된 거 같다.
글로 적고 있으려니 거창해 보이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옷과 패브릭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뗄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고 여러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나로선 시기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손대지 않았을까 하는 분야이기도 했다.
문제는 기성 제품 중 괜찮아 보이는 제품들의 재봉 방법을 재봉 수업 등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인가? 였는데, 태어나지도 않고 뛰려는 생각인지라 최대한 쉽게 생각하고 시작해보기로 했다.
1. 어디서 시작(배울)할 것인가.
재봉틀이 없는 상태에서 어디서 배울 것인가.
보통 문화센터나 개인 공방 등에서도 많이 배웠던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지 운동 같이 했던 지인에게도 물어보려 연락을 해 보았으나 연락이 되질 않았고, 결국 가깝고 그래도? 어느 정도 교육의 틀이 잡혀있을 것 같아 사무실 근처에 있는 부라더(아직도 발음이 웃기긴 하다 :))에서 운영하는 소잉팩토리에서 배우게 되었다.
무엇을 배울 때 어디서 배움을 시작하느냐가 첫 번째이자 그 배움의 색깔을 정하게 되는 매우 큰 선택이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신중해지지만, 큰 문제는 초보가 그것을 가릴 실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의 결과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참 아이러니한 문제인 것이다.
무언갈 배울 때마다 겪는 딜레마이지만 결국 그렇다면 빨리 선택해서 시작하고 배우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자기 성찰을 하며 유연하게 경로를 바꿔가는 게 지금으로선 이상적인 배움의 방법이 아닐까란 생각이다.
그래서 가깝고 쉽게 선택!
홈페이지에 체험 이벤트가 있어서 신청하고 맛보기로 스트링 파우치 만들기 체험을 한 후 기초 수업에 등록했다.
원래엔 시간당 만원 정도의 수업료가 있지만 이벤트 신청자에겐 이 수업료를 받지 않는다. 그래서 재료비와 교재? 비용으로 9만 원을 결제하고 필요한 부자재를 구입했다. 후에 또 다른 이벤트를 보니 정식 등록(수업료까지 결제한)을 한 경우 시작 패키지(3~4만 원 상당?)를 준다고 하는 걸 보니 이래저래 지출되는 비용은 비슷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수업을 들으려면 부자재를 준비해 오라고 하셨는데, 물론 처음엔 쵸크나 자, 가위 정도면 되지 않을까? 했으나 준비물 목록을 보니 당황스러울 정도로 예상치 못한 물건들이 많았다. 결국 가지고 있던 건 쪽가위뿐 나머지 예상치 못한 부자재는 소잉팩토리 사이트에서 내 딴엔 저렴하다는 걸로 구성했을 경우 4~5만 원 정도가 아닐까 했었지만
무슨 용도인지도 모를 물건들이기도 하고 저렴한 것은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거의 10만 원가량을 지출했다.
가위가 이렇게 고가 인지도 몰랐지만 쵸크 샤프가 있다는데 놀라고, 대부분 클로버라는 일본 제품이라는데 아쉽기도 했다.
역시 소비의 기준이란 이토록 허망한......
구입한 목록은 영수증 보고 다시 추가를..
그렇게 모두 풀 패키지로 갖추고(선생님은 최소한이라고 하지만) 시작하게 되는데!